리뷰/책

[리뷰 / 책] 컴퓨팅의 정수

Sigfriede 2023. 11. 29. 00:10

컴퓨팅의 정수 / 우쥔 지음, 신준기 옮김 / 제이펍

별점: ★★★ (3 / 5)

가격: 26,000원

구입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1396895

 

   미리 말하자면 끝까지 다 읽지는 못했다. 앞으로도 다 읽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쓴다. 이 책을 살 때까지는 알고리즘과 코딩테스트 풀이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무참히 패배했다는 말 외에 표현할 길이 없다. 어떻게든 완독 해보고자 2/3 지점까지 읽었으나 이해한 부분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책을 놓았다.

  이 책을 산 두 번째 이유는 디자인이다. 표지에 혹했고 내부 디자인 역시 깔끔한 편이다. 여담이지만 폰트가 탐날 정도. 그래서 정말정말 읽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책임에도 중도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읽다 보면 느린 도입부 전개에 컴퓨터공학과의 교양책인가 싶다가도 웬 문제를 가지고오더니 설명으로 풀악셀을 밟아버리는 기이한 전개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독자층을 대상으로 쓴 책인지 모르겠다. 어떤 부분에서는 재귀와 스택과 큐, 그래프의 DFS, BFS의 기초를 설명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머신 러닝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다행히도 뜬금없는 맥락으로 튀어나오지는 않는다). 저자가 훌륭하고 아는 부분이 많다는 것은 알겠으나,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부분까지 알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또 주된 내용을 꼽자면 책의 표지에 적힌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면접 문제 수록 / 개발자 등급을 업그레이드하는 컴퓨팅 사고'라는 부분이다. 저자는 란다우 관점을 중심으로 개발자를 5등급으로 구분하여 표현하는 법을 따른다. 문제를 보여주고 OO한 생각을 했다면 O등급 개발자밖에 되지 못한다. O등급 개발자 이상 혹은 면접 고득점자는 OO한 풀이를 답했다는 형식을 취한다. 어떤 식의 사고를 해야 하는지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듯도 하지만, 책 한 권 읽는다고 없던 사고력이 생길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

  불편한 점으로는 종종 생소한 개념을 설명할 때, 옮긴이가 주석을 다는 식이다. 주석에는 한국 위키백과의 링크가 달린다. 설명의 용이함을 위해 위키백과로 설명을 대체하는 것 같은데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설령 위키백과에 옳은 내용이 적혀있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생소한 지식을 알아보다가 위키백과를 찾게 되는 것과 공식적으로 위키백과로 설명을 대체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읽어서 나쁠 책은 아니다. 당연하게도 읽는다고 인생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의 영향력은 기대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생각한다면 한번쯤 추천, 이 책으로 컴퓨팅적 사고력을 길러 코딩테스트 공부를 원활히 하기 위함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후자는 코딩테스트만을 다루는 책을 읽고 푸는 것이 더 효율적으로 보인다.